태국 로컬 카페에서 느릿하게 흐르는 시간-태국라이프(3)

태국의 낮은 덥다. 1년 내내 그렇다. 태국에 온 첫해에는 낮에 밖을 돌아다니는 게 너무 힘들었다. 한낮의 태양은 모든 걸 녹여버릴 듯 강렬했고, 도로 위에선 열기가 올라와 아지랑이를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했던가. 이제는 태국의 더위에도 나름의 대처법을 찾았다. 그중 하나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앨리스조이의 태국라이프

 
태국의 카페들은 참 다양하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골목골목마다 개성 있는 카페들이 숨겨져 있다. 어떤 카페는 벽면을 통째로 식물로 장식해 작은 정원처럼 꾸며놓았고, 어떤 곳은 마치 70년대 태국의 오래된 가정집을 개조해 시간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카페는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그곳은 오후 1시쯤 가야 가장 한적하다. 입구를 지나면 바로 널찍한 창가 자리가 보이는데, 그곳에 앉으면 천천히 흐르는 시간이 느껴진다. 바깥에서는 오토바이 소리와 사람들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오지만, 카페 안은 조용하다.

앨리스조이의 태국라이프

앨리스조이의 태국라이프

차가운 아이스 라떼 한 잔을 주문하고, 천천히 한 모금 마신다. 얼음이 녹으면서 커피 맛이 살짝 연해지는데, 그게 오히려 더 좋다.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펼쳐 글을 쓰기도 한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해가 기울고 저녁이 찾아온다.